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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시대의 페미니즘

 

'코로나 19로 인해 누구도 안전할 수 없는 재난의 시대, 거리 두기에도 멈출 수 없는 돌봄을 떠안은 여성과 '문란'으로 낙인직힌 성 소수자는 끊임없이 배제되고 있다. 아무도 배제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은 가능할까?' -본문 중-

 

코로나19 초기의 'K-방역'은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곤 하지만 극한의 상황 속에서 미진한 인권감수성의 민낯도 드러났다. 외국인, 성소수자, 환자에 대한 혐오와 배제를 목격한 지금, 연대에 기반하던 페미니즘은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 권김현영, 김영옥, 정희진 등 끊임없이 현실에 개입해온 13명의 페미니스트가 다시금 묻고 답한다.

최근의 이슈를 다루며 시의성을 높인 목소리는 총 3개의 장으로 전개된다. 가장 근원적이기도 한 여성의 범주에 대해 묻는가 하면 재난 상황 속에서 첨예하게 드러난 불평등과 타자성에 대해 고발하고, 지금까지의 신자유주의적 페미니즘이 만들어낸 풍경을 응시한다. 팬데믹과 신자유주의를 넘어선 페미니즘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어디에 닿을까. 언제나 그렇듯 우리는 답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 팬데믹 패닉

 

'국가가 훨씬 더 적극적인 역할을 떠맡아 마스크, 진단키트, 산소호흡기같이 긴급하게 필요한 물품의 생산을 조정하고, 이번에 실직한 모든 사람의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하는 등의 조치를 수행해야 함은 물론, 이 모든 일을 시장 메커니즘을 버려가며 해야한다.'-본문 중-

 

현대 철학의 장에서 논쟁적인 철학가로 꼽히는 슬라보예 지젝은 이번 책에서도 결코 만만치 않다. 팬데믹을 배경으로 전개하는 지젝의 제언은 긴급한 만큼 매우 진보적이다. 지금껏 그래왔듯 사회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사회질서의 붕괴를 막기 윙한 새로운 정치철학을 제안한다. 언뜻 전 지구적 차원의 공산주의를 전개해야 한다는 요청으로 들리기까지 하는 도전적인 문장에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젝의 뾰족함은 모두의 공감을 얻기에는 힘들지만 특유의 글맛을 냄으로써 첫장부터 끝장까지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얇지만 절대 얕지 않은 지젝의 이번 저서는 독자 스스로가 지젝의 철학적 물음을 이어받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 포스트 코로나 사회

 

'이 과정을 이해하고 체화하며 축적하지 못하면 훗날에도, 그때 다른 신종 감염병이 유행해도 타자화를 극복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래서 코로나19 유행과 그 경험을 기억하고 해석하는 일은 집단적 체화다' -본문 중-

 

대구의 중환자실에 파견된 5년차 간호사, 주말마다 대구의 격리병동에 자원한 의사, 세원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등 여러 사회적 재난의 심리 지원을 맡았던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장 등 코로나 시대의 '현장'에 있었던 이들의 기록이 생생하게 담겼다. 코로나를 초반부터 마주했던 이료진을 포함한 전문가 열두 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초기 방역 당시 수어 통역조차 없었던 브리핑과 같이 방역 이슈에 가려졌던 문제를 조금씩 복기하며 혼란 속에서 놓쳤던 시대의 면면과 의료계의 현실을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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