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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드물게도 열매의 과육을 취하는 과실이 아니라, 그 안의 씨앗인 생두를 열로 가열하여 조리한 후 이를 물로 추출하여 음용하는 과실이다. 생두 자체로 맛을 느끼는 것이 가능하도록 물에 용해되는 성분이 한정되어 있어 거의 향미가 없다. 비로소 생두에 열을 가하는 로스팅 과정을 통해서만 쉽게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물에 용해되는 성분이 녹아 나오는 원두가 된다. 이 원두를 분쇄하고 추출하여 마침내 우리가 마시는 커피를 만들어 낸다.

생두에 200도 이상의 열을 가하여 생두 내부 조직에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세포조직을 파괴하여 그 안에 있던 여러 성분 (당, 지질, 유기산, 카페인을 비롯한 무기물질들)을 밖으로 방출시켜 맛과 향을 표출하는 것이 이 로스팅이다. 보통 이 로스팅을 하지 않은 커피콩을 생두라 칭하고, 로스팅이 완료되어 음용이 가능한 커피콩을 원두라 한다.

 

 

* 로스팅의 중요성

 

수많은 산지에서 다양한 경우의 펄핑과정을 거쳐온 생두의 조건과 상태는 아주 다양하다.

즉 생두의 크기와 밀도가 다르고, 수분함량이 다르고, 펄핑 과정에서 오는 상태가 다르고, 품종, 수확시기, 저장상태와 기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조건이 다르기에 로스팅 방법의 절대적 공식은 없다.

따라서 경우에 맞추어 생두가 가진 고유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가장 알맞은 로스팅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또한 맛과 향이 외부에서 주입되는것이 아니라 커피 원두의 성분 속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배전 과정(로스팅 과정)에서 이것을 찾아내야 하며, 배전의 기술은 곧 원두를 가공하여 맛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노하우 이기도 하다.

 

* 로스터의 역할

 

다양한 로스팅 원리를 구현하는 많은 종류의 로스터기 중 자신이 사용하는 로스터기에 대한 활용법과 특성을 충분히 숙지하고, 로스팅할 대상의 커피 생두가 가진 향미를 끄집어내기 위한 로스팅 방식을 선택하여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커피생두가 가진 각각의 식물학적 특성을 이해하고, 산지정보, 펄핑 과정이나 보관 운송 등의 과정 등에 대한 프로파일 등을 파악하여 원하는 맛의 방향을 이끌어내기 위한 프로파일은 구상한다. 그리고 모든 조건과 변수에 맞추어 축적된 경험적 자료를 토대로 로스팅을 해 나간다.

기본적으로 로스팅머신에 대한 숙지와 로스팅 기술의 습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각각의 커피콩이 가진 특성에 대한 이해가 먼저 선행되어야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로스터는 단순 기계 사용자가 아니라 커피콩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본인이 활용할 수 있는 로스터를 활용하여 그 커피콩이 가진 가장 효율적인 향미를 표현해 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로스팅머신과의 대화 보다도 커피콩과의 대화가 더 중요하다.

커피콩은 로스팅 과정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상태를 로스터에게 이야기해 준다. 펌핑 소리, 생두의 색, 로스팅 과정에서 나는 향, 채프의 양, 로스터기 드럼에 부딪히는 소리, 연기의 양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화의 채널로 로스터와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한다. 이에 유능한 로스터는 커피콩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즉각적인 필요 반응을 하며 가장 이상적인 상태로 조리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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