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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준이의 장난이 하늘을 찌르고 또 찔러 온 집안을 물 바탕을 해 놓아 나는 쫒았다니며 닦느라 5시 이전에 이미 하루가 다 간 듯 녹초가 되어 버렸다. 너무 즐거워 보이는데... 이걸 어디까지 장난으로 봐줘야 하나 어디까지 훈육을 해야 하나 나는 아직도 판단이 잘 서지를 않는다. 그저 저녁 시간은 다가오고 느지막이 학원에 갈 딸의 저녁을 챙겨줘야 함과 동시에 청소, 또 남편의 저녁이 남아 있는데 체력은 고갈되어 있는 멘붕 상태가 좀 오래갔다.

 

부리나케 정신을 차리고 냉동실을 또 찾았다.

오늘도 무조건 간편식.

비비고에서 나온 잔칫집 잡채가 있다. 3~4인분에 8천 원 정도 하였던 거 같은데 오늘 처음으로 해 먹어 봤다.

비비고 잔칫집 모둠잡채

 

일단 포장지에 써져 있는 대로 물과 기름을 이용해 해동하고 볶았다.

전에 한번 곰곰 잡채에 대해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그것과는 좀 느낌이 다르다. 일단 가격이 좀 센 편이고(브랜드 값도 있는 듯하고) 당면이 매우 투명하고 깔끔했다. 대신 비교적 고기와 버섯 등의 야채가 부족한 듯한 게 이름처럼 잔칫집 잡채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마친 불려놓은 표고버섯이 있어 좀 더 썰어 넣었고 당근도 채를 썰어 조금 더 넣었더니 훨씬 더 색이 살았다. 그런데 이 비비고 모둠 잡채의 최고의 특징은 소스(간)에 있다. 정말 조미료 맛도 나지 않으면서 딱 간이 너무 맛있다. 너무 달지도 않고 너무 조미료의 힘을 빌린거 같지도 않으면서 정말 간을 잘 했다...하는 소스가 들어있다. 만약 손님이 오면 이 비비고 잡채 두개 정도에 표고버섯, 돼지고기,시금치 정도만 더 준비해서 같이 만들어 놓는다면 이름 처럼 잔치집 모둠잡채 하기에 손색이 없을 거 같았다.

 

그다음 치킨을 먹고 싶다던 딸이 시간이 없어 대체한 닭갈비

그 이름은 바로 체리부로 춘천식 닭갈비이다. 이름은 생소한데 전에 인터넷 후기를 보고 세팩(한팩에 200g) 정도 구매 해 냉동에 보관하고 있었다. 오늘은 개봉을 하게 되었는데 일단 닭갈비에 어울리는 깻잎이라든지 양배추라든지 하는 야채가 집에 준비되어 있지가 않았다. 아니다. 양배추는 어느 정도 남아 있어 이를 활용하기로 했다.

 

대략 양배추를 썰어주고 기름에 볶아 준 후에 살짝 해동시킨 닭갈비를 넣어 중불에서 익히기 시작했다.

물을 조금 넣어줘야 양념이 바짝 졸아들지 않기 때문에 물도 좀 넣고 이후 불을 좀 높인 후에 양배추와 함께 볶아줬다.

음... 맛은 춘천에서 먹는 닭갈비 맛은 절대 아니지만 집에서 닭은 먹고 싶은데 치킨은 느끼해서 잘 못 먹겠다 싶을 때 먹으면 딱 좋을 그런 반찬이었다. 아이들 입맛에 맞추기 위해 살짝 설탕을 더해 주었는데 괜찮았던 거 같다.

재료 성분표를 보면 고춧가루가 중국산인 게 좀 걸리기는 하지만 사실 사 먹는 음식 국산 고춧가루로 되어 있는 음식 해 먹기 쉽지 않다. 몸이 힘들어 쉽게 음식을 해 먹으려면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어느 정도 있다.

 

이렇게 하루의 전쟁도 마무리가 되었고 피곤함을 과한 카페인으로 달랬던 터라 아직 잠도 못 이루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언젠가부터 냉동식품들을 애용해 먹으면서 조금은 죄책감에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지금은 얼마나 뻔뻔스러워졌는지 이런 반조리 식품도 해서 맛있으면 그저 땡큐다. 내가 슈퍼우먼이 아닌데 다 어찌 잘할 수 있으랴...

피곤하고 바쁜 날은 이렇게 후다닥 반조리 식품으로 식탁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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